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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맥주가 맛있는 이유? 한국 맥주가 맛없는 이유?

My App Factory 2010. 2. 12. 08:30






일본에 온 이후 익숙해진 것중에 하나는 집에서 혼자 맥주 마시는 것입니다. 처음엔 아는 이가 거의 없어 함께 술한잔하자 청할 친구가 없었고 몇년정도 지나 주변에 어느정도 사람이 생겼어도 한국처럼 밤이건 낮이건 술먹자 전화한통하면 만날 수 있는것이 아니라 그냥 집에서 혼자 술마시는게 때로는 편하게 느껴집니다. 싼 술집에서 두명이 간단히 먹어도 한국돈 십만원 가까이 나와버리는 일본의 술값도 부담이 되구요. 



일본 마트에 가면 맥주가 두종류가 있습니다. 이백엔(약 2500원)대의 맥주와 백엔(약 1250원)을 약간 상회하는 가격의 맥주가 그것입니다. 저희 집 앞 마트에는 한국에도 많이 수입되는 아사히의 슈퍼드라이가 198엔, 그리고 조금 비싼 산토리의 프리미엄 몰츠가 218엔 가량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아사히 슈퍼드라이가 일반적인 맥주 중에서는 삿포로 블랙 라벨, 기린 이치방시보리와 함께 가장 싼 가격인 듯 합니다. 그럼 이것보다 싼 건 아래의 것들은 무엇일까요? 분위기로는 완전한 맥주인데... 




캔 하단을 보시면 조그맣게 발포주(発泡酒)라는 글자가 보입니다. 가격도 다른 캔맥주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군요. 일본에서 맥주(ビール)라고 표기할 수 있는 것은 맥아 사용률이 67%이상인 경우에 한하며 350ml 한캔에 약 77엔의 주세가 부과된다고 합니다. 맥아 사용률이 67%이하일 경우 이 주세가 낮아지기 때문에 싼가격에 나올수 있는 것이 이런 발포주들입니다. 보통 맥아 사용률은 25%미만에 나머지 부재료로는 주로 옥수수나 쌀 혹은 요즘은 고구마나 감자를 이용한 발포주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싼 가격에 사람들이 많이 찾으니 시장도 점점 커져 계속 새로운 제품들이 출시되고 맛도 계속 개선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몇년전까지 저는 발포주를 마시면 다음날 머리가 아프다거나 하는 안 좋은 느낌이 있어 발포주를 꺼려했습니다만 요즘 나오는 발포주들에서는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않습니다. 최근의 저 같은 경우는 칼로리가 절반인 다이어트 발포주를 즐겨 마시는 편입니다.  부담없는 가격에 만족하면서요. 하지만 역시 맥주에 비해 맛은 약간 밍밍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 


그럼 한국의 주세법은 어떨까요? 한국의 경우, 맥아 함량이 10%이상이면 맥주라는 표기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옥수수, 쌀등의 부재료를 혼합하여 맥주를 재조합니다. 정확한 맥아 함량은 모르겠지만 '하이트 프라임', '맥스'등을 제외한 다른 맥주들은 아마도 일본기준에서는 모두 발포주가 된다고 합니다. 


웨스틴조선호텔의 브루마스터(Brew Master: 맥주 제조의 전 공정을 관리하는 양조 기술자)인 오진영(33)씨는 "국산 맥주의 맛은 거기서 거기"라며 "솔직히 국산 맥주 제품은 100% 구분할 자신이 없다"고 말한다.

국산 맥주가 이런 평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국내 맥주 회사들이 주 원료인 맥아(보리) 대신 옥수수·쌀 같은 부원료를 많이 쓰는 탓이 크다고 지적한다. 독일은 16세기 내려진 '맥주 순수령(純粹令)'에 따라 지금도 맥아·물·홉(hops)·효모 외에 다른 물질을 첨가할 경우 맥주라고 부를 수 없게 돼 있다. 일본에서도 맥아 함량이 최하 66.7%는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주세법상 맥아 함량이 10%만 넘어도 '맥주'다. 그렇다 보니 국내 시장을 독과점하는 하이트와 오비맥주는 비용 절감을 위해 맥아 대신 옥수수·쌀 등의 부원료를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두 회사는 자사(自社) 맥주의 정확한 맥아 함량에 대해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대신 양사 관계자들은 "맥아가 많이 들어가면 맛이 거칠어지는데,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류업계에서는 맥아가 다른 부원료보다 값이 비싸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수입 맥주회사의 국내법인 관계자는 "한국인들이 부드러운 맛을 그렇게 좋아한다면 최근 3년 새 두 배로 커진 수입 맥주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거냐"고 되물었다. 실제 국내 맥주 수입 규모는 2005년 1만9566kL에서 지난해 4만2141kL로 급증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맥아만을 원료로 만든 '하이트맥스'는 2006년 출시 후 판매량이 2007년 539만상자에서 올 들어는 8월 말까지 800만상자를 기록할 정도로 잘 팔린다. '홉'의 양도 국산 맥주는 수입 맥주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주 특유의 쌉싸래한 풍미를 가져다주는 '홉'은 ㎏당 가격이 수만원에 이를 만큼 비싼 원료다.


위 기사중 독일의 맥주 순수령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일본에서도 이를 지키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가 에비스라고 합니다. 에비스를 마셔보니 확실히 왜 다른 맥주에 비해 가격이 비싼지 알수 있었습니다. 저는 에비스보다는 산토리의 프리미엄 몰츠를 더 좋아합니다만 이것 또한 100% 맥아로 제조되는 맥주입니다. 


친구들과 만나거나 모임이 있을 경우 저처럼 소주보다 맥주를 선호하는 분들도 많을 듯 합니다. 한국에서도 의무적으로 맥주에 재료함량을 표기하거나 조세법을 개정해 소비자에게 좋은 맛과 저렴한 가격을 선택할 권리를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점은 발포주는 더 싼 재료로 더 저렴하게 만든 것이라는 시각은 일본에서 생산되는 발포주에 한정된 이야기로 모든 발포주가 싼 맛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에 수입되는 타국의 맥주중 일부는 맥아 함유량에 따라 발포주로 분류되지만 다른 맥주에 못지않은 품질을 가지고 있는 것들도 많습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분 덕분에 저도 알게된 사실입니다. 아사히 맥주는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를 후원하는 기업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접하기 쉬운 일본 맥주가 아마도 아사히 맥주일듯 합니다. 제가 강요할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맥주보다 맛이 있다하더라도 마시지 않아야 할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