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한 곳

부모님께 최고의 효도는...

My App Factory 2010. 6. 25. 21:21
요즘 일본에서 귀국하여 부모님댁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좋은 점은 부인과 함께 둘이서 16개월 아기 하나 돌보기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부모님께서 아이에게 붙어있어주시니 몸이 너무 편하군요. 대신 아빠만 보면 불이나케 달려오던 아이가 요즘은 할머니, 할아버지랑 노는게 더 재미있는지 아빠를 봐도 시큰둥한거 같아 한편으론 섭섭한 마음도 들곤합니다. 


원래 아버님께선 약 1년전부터 매일매일 퇴근후에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집으로 오시는 것이 하루일과의 마무리셨는데 손주가 오고부터는 전혀 운동을 가지 않으시네요. ^^; 심지어 점심시간조차 잠시의 짬이 생기시면 집에 오셔서 저희 아들과 산보를 나가기 바쁘십니다.(직장이 가까우셔서 요즘은 걸어서 출근하십니다.)
요즘 들어 한창 밖에 나가는 맛을 알게된 저희 아들때문에 부모님 두분은 번갈아 아이를 데리고 하루 평균 네번의 산보를 나가십니다.

아버님 야구보시는 시간, 어머님 집안일 하시는 시간외에는 거의 아이옆에 붙어 계셔서 저렇게 좋으실까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정작 부모인 저조차 아이가 계속 놀아달라고 하면 자기 놀 시간이 아까워 도망다니곤 했는데 말이죠.. 

주말, 저는 작은방에서 혼자 컴터를 하고 있는 중이고, 마루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철들고 난후 부모님을 저렇게 즐겁게 해드린 적이 있었던가.. 두분이 저렇게나 즐거워하시는 모습은 제 평생, 처음보는 모습이지 않나 하는 생각마져 들었습니다. 

부모님께 제대로 효도라고 해본적 없는 죄송함과 (내덕에) 손주 안겨드려서 저렇게나 좋아하시는구나 하는 뿌듯함이 함께드는, 조금은 복잡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웃긴 말같지만.. 나 좋자고 낳은 자식이 부모님께 최고의 효도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