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영화&드라마

[일본영화] 두 여자의 전쟁 "2LDK"

My App Factory 2010. 9. 12. 16:33

설정이 재밋어 보이고 "코이케 에이코"라는 배우도 나오길레 냉큼 받아놓고는 그대로 잊어버려 한동안 하드에서 잠들어 있던 영화였습니다. 

 
 
출연했던 다른 영화는 본적이 없지만 여기저기 연애프로에서 진행자로 자주 봤던것 같네요. 아주 미인은 아니지만 눈매가 특이해선지 눈에 잘 들어오는 연예인이였던것 같습니다. 
 
"2LDK"는 일본에서 방두개에 '큰' '부엌겸 거실'이 있는 형태의 집을 뜻하는 말입니다. 2는 방의 수, DK는  다이닝룸(거실겸주방)이 L은 라지의 뜻(리빙룸의 뜻일지도..)입니다. 좀 특이한게 D가 다이닝, K가 키친일텐데.. 일본은 꼭 붙여서 DK라고 표기하더군요. 
 
영화에 나오는 집은 설정상 사장이 외국인 애인에게 주었던 집으로 호화2DK입니다. 집안에 분수대까지 있으니.. ^^;
보통은 저렇게까지는 안 넓습니다. 2LDK면 보통 우리나라 17~24평사이의 집을 생각하시면 될듯하네요. 
 
 
 
2LDK
감독 츠츠미 유키히코 (2002 / 일본)
출연 노나미 마호,코이케 에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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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연애기획사에 소속된 두 여배우가 한 집에 기거하고 있습니다. 
 
수수한 노조미와

온몸에 명품을 휘감은 화려한 라나.

연극무대에 서는 배우들을 존경한다는 노조미에게 매스컴에도 못 나가는 밑바닥들 이라고 비웃는 라나.
 
외모부터 성격까지 모두 다른 두사람. 속으로는 상대방을 비웃고 깔보고 있지만 또 한편으론 자신이 가지지 못한 부분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 또한 느끼고 있는 서로입니다. 
 
노조미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학예회 연극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때의 사진. 섬 출신으로 여배우의 꿈을 쫓아 도쿄로 상경한 노조미. 아마도 저 당시 주변 어른들의 칭찬이 여배우의 꿈을 꾸게된 계기가 된듯합니다. 단지.. 노조미는 놀랍게도 와세대 출신입니다. 집에서는 편한 트레이닝복차림에 잠들기전에도 무언가 열심히 수험공부를 하고있는 전형적인 공부벌래의 모습(별로 안 어울리지만... ). 일본도 우리나라 못지않은 학력사회라.. 와세대씩이나 나와서 저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라나가 사온 계란하나하나에 "라"라는 글짜를 적고있는 노조미. 황당해진 라나가 노조미에게 너도 먹어도 좋다고 하자 한개만 '노'라고 적습니다. 

목욕하다 자신의 비누에 남겨진 라나의 머리카락을 발견하고 따지는 노조미. (자기 비누를 맘대로 사용한 것과 머리카락을 남긴것에 대해... ). 수수한 것을 좋아하고 머리좋고 예의바른(듯하게 보이는) 노조미이지만 심한 결벽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나가 조금 무신경하긴 하지만 조그만 실수에도 버럭하며 따지는 노조미를 보면 라나가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선배인 라나는 미인대회출신으로 온몸을 명품으로 치장하였지만 머리는 텅빈.. 말투도 싼티가 팍팍나는 외모뿐인 여자. 대학시절 캠퍼스여왕상장을 비롯하여 방안 가득 각종 미인대회 우승 트로피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가장 아끼는 트로피는 전일본 미소녀 대회 그랑프리트로피.. 문제는 저게 헤이세이 원년이군요. 영화설정은 모르겠지만 영화가 나온 2002년이면 헤이세이 13년정도되겠네요. 예쁜 외모덕에 자연스레 연예계로 들어왔지만 정작 잘 팔리지 않는 배우로 점점 나이만 먹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라나는 과거, 자신이 사귀었던 (불륜관계 )남자의 부인이 자살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욕조에서 아기와 함께 목을 그은... 휴대폰에 한가득 남자전화번호가 있지만 다들 라나의 전화를 피하거나 심지어 블럭해놓는.. 단지 놀이상대로써만 취급받는 한편으론 불쌍한 여자. 
 
평상시, 서로가 서로를 탐탁치않게 여기긴 하지만 그럭저럭 지내오던 두사람이였지만 같은 영화 오디션에 둘만이 남아 여주인공 자리를 다투는 입장이 되니 더더욱 신경전을 펼치게 됩니다. 덤으로 노조미와 막 사귀기 시작한 남자가 예전 라나와 잠시 사귀었지만(총각딱지도 떼주고..) 지금은 자신을 피하는 타쿠야(두사람이 속한 기획사의 매니져였던..)라는 것을 서로 알아 버리게 됩니다. 
 
 
노조미의 괴롭힘(?)과 욕조에서 연상된 과거의 기억으로 정신줄 놔버린 라나. 한방중,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괴성을 질러댑니다. 

집이 참.. 무늬만 2LDK인 집..  

라나때문에 열받은 노조미. 갑자기 덩달아 피아노를 두드려 대더니 주변 화분들을 피아노에 집어던지기 시작합니다. 
 

피아노 부서지는 소리에 나와본 라나에게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으로 마사지를 해주겠다는 노조미. 

하지만... 마사지에 사용한 것은 라나의 뽕브라 하나를 뜯어 그속에서 나온 젤.. -.-

마침내 서로 폭발.. 서로의 빰을 올려대기 시작합니다. 너 한대 나 한대.. 여기까지는 모.. 영화시작부터 대략 예상했던대로의 흐름... 

영화가 재미있어지는건 여기서부터입니다. 손가락 세개로 라나를 제압하는 무술고수 노조미. 노조미가 온 섬에선 모두가 기본으로 무술을 배우나 봅니다. 저대로 끌고가서 다다미 알레르기인 라나의 얼굴을 다다미에 부비부비.. 해버립니다.
 
이후, 노조미에게 라나가 한차례 두드려 맞고 도저히 힘으로 당할수 없음을 알게된 라나가 항복... 이후 두사람의 관계는 역전.. 이런식의 코메디로 가지않을까 예상했지만... 
 

집에 왠 전기톱이.. 노조미에게 얻어맞고 날라간 라나가 옆에 있던 전기톱을 집어들고 라나를 몰아붙입니다. 하지만, 라나가 노조미를 전기톱으로 두동강 내려는 순간.. 전기줄이 짧아 플러그가 빠져버리고 전기톱이 정지... 이후 다시 이어지는 노조미의 라나 구타. 

실컷 두드려 맞은 라나.. 그러나 끝까지 지지않습니다. 냉장고에서 계란을 꺼내들고와 노조미에게 던지며 도발하는 라나. 영화를 보는 동안 정작 무서운건 라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보는 동안 몇번이나 이제 그만 좀 끝내고 화해했으면... 우와 이제 둘이 절친이 되어 연예계로 나가나 보다라고 생각했었지만... 싸우다 정드는건 남자들이나 그렇고.. 여자들은 좀 틀리구나.. 하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시작부터 뻔한 얘기로 흘러가지 않을까 별 기대없이 봤던 영화지만.. 뒤로 갈수록 점점더 생각도 못했던 전개로 흘러갑니다. 더 황당한 상황이 많이 남았지만... 간만에 발견한 재미의 영화였습니다. 꼭 보시라고 강추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