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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알(어느 예비아빠의 꿈)

My App Factory 2010. 4. 28. 01:36

인어의 (어느 예비아빠의 )

 



어느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언덕에  남자가

사랑하는 부인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남자는 아이를 원했으나 부인과의 사이에는

좀처럼 아이가 생겨나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남자의 집을  노파가 방문했습니다.

자신을 마녀라 밝힌 노파는 남자에게

자신이 두손으로 안고 있던 커다란 병을 내밀었습니다.

 

남자가 무심코 받아들고 보니

병속에는 메추리알 정도의 크기에 엷은 하얀빛을 

진주들이 가득들어 있었습니다.

 진주들은 천천히 빛을 내다며 밝아지다 다시 엷어지곤 하는 모양이

마치 살아  쉬고 있는  했습니다.

 

"여기 들어있는것은 인어의 알이네.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당신의 소원을 들어줄 것이지."

 

남자는 어리둥절한 눈으로

마녀와 병속의 알들을 번갈아 쳐다볼뿐이였지만

마녀는 자신의 말을 계속했습니다.

 

"먼저 커다란 수조를 준비하고

 안에 깨끗한 바닷물을 가득 채우게.

물을 가득 차면 다음은

 병속에서 하나의 알을 꺼내서 수조안에 넣어야 .

삼일이 지나면 알은 깨어나기 시작할꺼야. "

 

"그대로 두면 알에서 태어나는 것은

단지 한마리의 물고기가 될뿐이지만

 깨어나려 움직이기 시작한 알을 부인이 삼키면

부인의 태내에서 마법은 완성되어

당신의 부인은  아름다운 아기를 잉태하게 된다네.”

 

마녀는 잠시 망설이는듯 하더니 

다시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단지 하나... 인어란 것은 인간에 비해

너무도 빨리 자라는 생물이기에

잠시라도 알에서 눈을 떼지않게 조심하게.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 알은  부화되고

물고기가 되어 버릴테니까. "

 

만약 그렇게 되면 이걸 사용하게

 

마녀는 다시 품속에서 남자의 손바닥보다 조금 

깔대기 하나를 꺼내어 남자에게 내밀었습니다.

 

"물고기를  깔대기 속에 넣고 왼쪽으로 원을 그리도록 돌려.

계속 깔대기를 흔들면 물고기는 점점 어려지고

나중엔 다시 알이 될꺼야."

 

노파는 남자가  기억하는  몇번 되물어  

그럼  키워주게..  말을 끝으로

집을 나서서는  사라져갔습니다.

 

남은 알들은 어떻게 할지

태어나는 아기는 사람과 조금도 다름없는건지

만약 인어가 태어나면 무엇을 먹여야 할지..

다른 것들은 전혀 가르쳐주지도 않은 채로..

 

남자는 꿈을 꾸고 있는듯해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몇시간이 지나 정신을 차린 후에도

마녀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할지

남자는 알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탁자위에 올려둔 병을 바라보고 있으면

병속의 빛나는 알들은

너무나 깨끗하고 맑은 느낌으로

마치 남자에게 아빠라고 속삭이는  했습니다.

 

남자는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착해보이는 아이들인데 설마 나쁜일이야 생기겠어?'

 

남자는 곧바로 방들  하나를 비워서는  곳에 수조를 준비했습니다.

언덕을 내려가 깨끗한 바닷물을 길어서는 수조를 가득채우고

이제는 알을 선택할 차례였습니다.

 

남자는 수많은 알들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가 태어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남자는 의자에 앉아

 마법의 알들이 자신에게 말이라도 걸어주지 않을까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알들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몇시간을 그렇게 있었지만 알들에겐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갑자기 알중 하나가  밝게 빛난다거나

나를 택해달라는 듯이 마구 깜박거리기 시작하거나

아니면 흔들흔들 다른 알들을 비집고 나오거나..

그래.. 어쩌면 열어둔 병뚜껑으로 튀어나올수도 있겠지?

그럼 떨어지지 않게  받아야 할텐데…'

 

다시 몇시간이 흘렀지만

남자가 기대했던 것들  어느 하나도

알들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남자는 자신이 속은 것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마을 사람중 누군가가 노파로 변장해서

자신에게 장난을 치고 있고

다른 이들과 함께 자신의  창문앞에 모여

자신의 바보같은 모습을 비웃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남자는 눈을 돌려 창쪽을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창밖에는 아무런 인기척도 없었기에

남자는 자신이 무언가 잘못하진 않았는지

마녀의 말을 꼼꼼히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한참을 생각해봐도 알수 없었던 남자는

 

'이렇게 많은 알중에 어느 알이 가장 좋은 것인지 어떻게 알수 있겠어.

 어때. 일단 깨어난 모습을 보고

가장 예쁜 녀석으로 선택하면 되지.

맘에  들면 깔대기에 넣고 다시 되돌리면 될테고.

맘에 쏙드는 예쁜 물고기를 찾으면

그때는  알만 따로 골라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거야. '

 

병에 가득찬 알들과  옆에 놓아둔 깔대기를 확인한 남자는

마음을 편히 먹기로 했습니다.

 

남자는 일단 병에서 10개정도의 알을 골라내서

수조에 넣고는 다시 생각했습니다.

 

'.. 먼저 부화된 물고기가 다른 알들을 깨트리거나

아님 배가 고파 먹어버리면 어쩌지?

아무래도 부화하려는 알들은 다른 곳으로 옮기는게 좋겠군.

일단 오늘은 이쪽 수조에 알들을 넣고

내일은 수조를 하나  준비해야 겠다.

부화하는데 삼일 걸린다고 했으니 내일 하루는

잠시 자리를 비워도 괜찮을 꺼야. '

 

다음날 남자는 새로운 수조를 하나  구해와

옆에 나란히 놓고는 이전 수조와 마찬가지로

깨끗한 바닷물로 수조를 가득 채워 넣었습니다.

새로운 수조에는 보기 좋게 해초도 찾아와 심고

색색깔의 예쁜 돌들이랑 여러가지를 넣어

보기좋게 꾸몄구요.

 

'비록 잠시만 넣어둘꺼지만 우리 아기가 될지도

모르는 물고기를 삭막한 곳에 둘수는 없지'

 

인어 이야기를 남편에게 들은 부인은

평소 남편이 다소 엉뚱한 일을 하더라도

그냥 내버려두는 편이였기에

아무소리 않고 수조꾸미는 것을 도와주거나

남편이 계속 수조앞을 지킬수 있도록

식사를 수조가 있는 방으로 날라오는 

남편이 좋을대로 하도록 해주었습니다.

사실 부인은 남편이 해준 마녀이야기를

낮잠자다  꿈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남자는 계속 수조앞을 지켰으나

밤이 깊어가도록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어차피 처음은 물고기로 부화시킬 작정이였으니

자리를 비워도 될테지만 남자는 왠지 수조앞을

떠날수 없었습니다.

 

셋째  아침..

의자에 앉아 밤을 새우던 

어느새 잠들어 버렸던 남자가 눈을 뜨니

몇개인가의 알이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여보! 이리와봐!

알들이 움직여!

내가 거짓말이 아니라고 했지?"

 

아침을 준비하고 있던 부인이

남편의 외침에 달려와보니

과연 어떤 알들은 옆으로 구르기도 하고

제자리서 통통 뛰는 알도 있는  제각각 움직이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아직 움직이지 않는 알에 비해 다들 심장이 빨리 뛰는 

빛이 깜박이는 속도도 빨라져 있었습니다.

 

남편의 이야기가 이제사 사실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남자의 부인은 약간 걱정되는 얼굴로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정말 알이 깨어나려나 보네요.

근데.. 이제 내가 이걸 먹어야 하나요?"

 

"아니. 일단은 어떤 물고기가 태어날 

한번 두고 보자고."

 

" 후에 당신은 당신이 보기에

가장 예쁜 한마리를 선택하면되는 거야. "

 

"그게 우리 아기가  인어님이지.

! 어서어서!

움직이는 알들은 이쪽 수조로 옮겨야해!"

 

부부는 함께  부화될 것같은 알들을 골라

옆의 수조로 옮겼습니다.

 

오랫동안 아기가 생기기를 원해왔던 부인이였기에,

이제는 진심으로 아기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인은 주방에서 빵이랑 치즈, 와인따위의

간단한 먹꺼리들을 준비해와서는

남편과 함께 수조를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한시간 정도 

옮겨둔 알들에서 ~악하는 빛과 함께

하나둘 물고기가 태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길쭉하고 날렵하게 생긴 물고기,

통통하게 생긴 물고기,

개중엔 넓치 마냥 볼품없이 넓적하기만  녀석도 있었고

 

파랑색, 노랑색, 하얀 일색,

열어대처럼 여러가지 화려한 색으로 예쁘게 치장한 물고기 등등

제각각의 모양과 색을 가진 물고기들이 하나둘

빛속에서 나타나 수조를 헤엄치기 시작했습니다.

 

"와와~ 이것봐. 정말 신기하지 않아?

 할머니. 정말 마녀였나봐."

 

" 어서 한마리 골라봐.

당신 맘에 드는건 어떤 물고기야???"

 

아이처럼 좋아하는 남편에게 떠밀린

부인이 수조에 가까이 다가가자

마치 앞으로 자신들의 엄마가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본 것인지

앞을 다투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수조속의 물고기들이 부인의 얼굴 앞으로

몰려들었습니다.

 

부인은 한참을 정신없이 물고기들을 구경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주 화려한 물고기도

귀엽고 예쁜 물고기도

날씬하게 멋있는 물고기도

개중엔 보기에 조금은  생긴듯한 물고기도 있었지만

부인은 좀처럼 한마리를 고를수 없었습니다.

 

" 고르겠어요.

한마리만 선택해야 하나요?

그럼 선택한 물고기 이외에는 어떻게 되는거예요?"

 

"그냥 알로 되돌릴 뿐이지."

남편이 대답했습니다.

 

"다들 이제 세상에  태어났는데

다시 알로 되돌리는 거에요?

..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기  날렵해 보이는 녀석은 어때?

아니야? 그럼 이쪽 녀석은?”

 

"그럼 몇마리던 당신 좋을대로 고르구려.

쌍둥이, 셋쌍둥이도 괜찮겠지

한번에 아기가 여럿 생기는 것도 괜찮지 않겠어?"

 

"당신은 너무 쉽게 말하는 군요.

내가 그렇게 한번에 많이 낳을려면 얼마나

고생이겠어요.

키우기는  얼마나 어려울테구요."

 

부부는 계속 이런 저런 얘기들을 주고받았지만

선뜻 한마리의 물고기를 고를  없었습니다.

 

부부가 수조로 다가갈때마다 물고기들은

앞에 달려와 자신의 몸을 자랑하거나

심지어 곡예넘듯 원을 그리기도 하고

어떤 물고기들은 빠르게 수조안을 헤엄쳐 다니며

시선을 끌려고 합니다.

바닥에서부터 빠르게 헤엄쳐

물밖으로 튀어 오른  공중제비 묘기를 보여주는

지나치게 건강한 녀석들도 있습니다.

 

물고기들이 자신들을 알아보는듯한

이런 재롱떠는 모습들로 인해

부부는 물고기들이 무척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물고기들이 태어나고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남겨둔 알들도 부화될려는듯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남자가 준비한 수조는 아주 컸기 때문에

물고기들이 노니는 수조엔 아직도 여유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남자는 자신의 부인에게 말했습니다.

 

"여기 이쪽 아기들도 태어날때까지 기다려 봅시다.

당신 맘에 쏙드는 한마리가 있을지도 모르쟎소."

 

그날 저녁 즈음엔 나머지 알들도 모두 부화가 끝났지만

부인에겐 여전히 한마리를 선택한다는 일이 어려웠습니다.

모두가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였습니다.

 

"아직도 맘에  드는 한마리가 없소?

그럼 나머지 알들도 전부 부화해 봅시다."

 

부인이 망설이는 사이,

남편은 병을 가져와 첫번째 수조에 전부 부어버렸습니다.

 

생각보다 알이 많았던지 수조에 넣고 보니

바닦에 깔린 알들이 대략 백개는 넘을듯했습니다.

 

그날 이후 두사람의 생활은 변해갔습니다.

남편은 오전 내도록 앞마당 풀밭을 뒤져

벌래들을 잡아 부쩍부쩍 커져가는 물고기들의 먹이로 해야 했습니다.

 

부인은 두사람의 식사를 준비하는 시간과

남편과 교대로 잠깐 잠을 자고 오는 시간외에는

잠시도 수조 앞을 떠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물고기들이 태어나던 날로부터

삼일 후에는 모든 알들이 부화를 끝내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부화의 빛이 사라진 

이미  커져버린 첫번째 물고기들과

새로 태어난 백여마리의 작은 물고기들로

두개의 수조는  비좁아진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부부는 여전히 한마리의 물고기를 고를수 없었습니다.

 

다시 몇일이 흘렀습니다.

그동안에도 물고기들은 빠르게 자라났습니다.

제일  물고기는 이제는 남편의 팔뚝만합니다.

 

부부가 수조앞에 얼굴을 가져가면

서로 달려오려고 몸싸움을 벌이는 물고기들 때문에

이제는 더이상 수조에

함부로 가까이 갈수도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아쉬운 부인은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한 

물고기들에게 이런저런 말을 건넬 ...

 

수조가 너무 비좁아 졌기때문에

더이상 물고기들의 재롱도   없습니다.

 

남편은 이제 앞마당만으론 충분한 벌래를 구할  없어

뒷산으로 벌래를 잡으러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제슬슬 가끔이지만 남편은 내가  온종일 뒷산을 헤매고 다니며

물고기들의 먹이를 찾아와야 하는지 불만스럽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의 눈에는 물고기들이 예쁘게 보이지 않습니다.

, 가끔은 청소를 하지 않아 지저분해진 집안을 보면서

부인에게 화를 내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인은 여전히 수조앞을 떠나지 못합니다.

이젠 물고기들도 덩치가 커지고 수조는 갈수록

좁아져서 서로 헤엄치다 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먹이때문에 싸움을 벌이는 지경입니다.

항상 걱정스런 표정으로 수조만 바라보는 부인앞에서

남자는 아무런 불만도 얘기하지 못하고

부인의 옆을 조용히 지키고 있습니다.

 

이런 생활이 한달정도 지나간 후의 어느날

오늘도 숲을 헤매다 돌아와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고는

지친 몸을 쉬고 있던 남편의 눈에

탁자위의 깔대기가 들어왔습니다.

 

더이상은 너무 힘들다.. 이젠  깔대기를 쓸때가 됐어.’

 

하지만 아무래도 아내가 반대할꺼 같습니다.

점점 커지는 물고기들은 이미 남자의 눈에는

애물단지들일 뿐이지만

부인은 헤엄쳐다니는 물고기들을

여전히 사랑스럽게 지켜보며

하나하나 자신이 붙여준 이름들로 부르며 말을 걸곤 합니다.

 

파랑아 오늘도 씩씩하네

넓쩍이는 오늘  많이 먹었니?”

 

가끔 서로 먹이를 먹으려 싸움이라도 일어나면

안타까워 어쩔줄 모르며 타일러 보기도 합니다.

 

저기 뒷쪽에도 있쟎아. 그건 노랑이한테 양보해주렴

 

신기하게도 물고기들은 부인의 말을 들으면

 서로 물러나고 싸움을 멈춥니다.

 

아내에겐 너무 미안한 일이 되겠지만

남자는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귀여운 우리들의 아기 하나를 원했던거야.

이렇게 수많은 물고기들이 아니고..”

 

다음날 오후, 언제나처럼 물고기들이

먹이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안절부절 하는 아내에게

피곤해 보이니 잠시 눈좀 붙이고 오라고

아내를 침실로 보낸 .

 

남자는 깔대기를 집어 들었습니다.

 

남자가 수조 앞으로 다가가자

 먹이를 주는것으로 생각했는지

물고기들이 앞다투어 남자에게로 몰려듭니다.

 

남자는 굳은 얼굴로 한참을 물고기들을 바라보다

마침내 그나마 작아서 잡기 쉬울듯한

한마리를 손으로 잡아 올렸습니다.

 

작은 녀석으로 골랐지만 이미 다들 너무 커졌기에

깔대기에는 꼬리부분만 겨우 집어 넣을수 있습니다.

 

남자는 양손으로 깔대기와 물고기를 함께 부여잡고

조심스럽게 원을 그립니다.

 

한바퀴, 두바퀴..

처음에는 변화가 없는듯하더니

점점 회전을 계속할수록 왠지  무거워지고

물고기가 커진것 같습니다.

 

아차. 왼쪽으로 돌려야 되지!”

 

남자는 오른쪽으로 돌리고 있었기에

물고기는 점점  커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실수를 알아채고는 이번엔   빨리

왼쪽으로 원을 그립니다.

 

한바퀴, 두바퀴, 세바퀴..

점점 손이 가벼워지고

물고기는 작아져 갑니다.

 

그렇게 십분정도를 계속해서 돌리자

물고기는 점점 작아져

마지막에는 ! 하는 소리와 함께

처음의 알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오옷! 됀다 .”

 

남자는 신이나

일단 알을 셔츠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급히 다음 물고기를

잡으러 돌아섰습니다.

 

남자가 하는 양을 지켜보고 있던

물고기들은 이제 난리가 났습니다.

 

사람 말을 알아들을 정도니

나름 영리했던 물고기들은

남자가 무엇을 하려는  대번 알아차린듯 합니다.

 

모두들 남자의 손을 피하려 이리피하고 저리피하고

정신이 없습니다.

 

개중에는 정신없이 뛰어오르다

수조밖으로 튀어나가는 녀석들도 생깁니다.

 

한두녀석이 수조를 뛰어나가자

모두 덩달아 뛰어 오르기 시작합니다.

 

파다다다닥~”

 

물이 사방으로 튀고

방바닥으로 떨어진 물고기들은

살기 위해 퍼덕거리고

방안이 한창 시끄러워질때

부인이  소란에 잠을 깬듯합니다.

 

물고기들 걱정에 뛰어들어온 부인의 눈에는

사방에 뛰쳐나온 물고기들과

 속에서 겨우 한마리를 잡아 깔대기에 집어넣고는

돌리려다 발에 걸린 물고기때문에 넘어지는 남편이 들어옵니다.

 

무엇을 하는거에요. 당신!

우리 아이들에게!”

 

아니.. .. 그저..

이제 더이상은 지겨워!

매일 벌래잡으러 다니는거 이제는 그만하고 싶단 말이요!”

 

그동안 말은  했지만 남편의 고생도 이해하고 있던 부인은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단지 남편에 대한 마음과

바닦에서 퍼덕거리는 물고기들에 대한 걱정때문에

말없이 서서 눈물만 흘리고 있습니다.

 

부인의 눈물을  남자는

깔대기를 팽겨쳐 버립니다.

그리고 두주먹을 부르르 떨며 잠시 서있더니..

이내 한숨을 크게 내쉬고는 물고기들을 하나씩 들어

수조로 넣어주기 시작합니다.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남자는 물고기들에게 사과하며 조심조심

물고기들을 수조로 다시 넣어줍니다.

 

그런 남편을 부인이 안스럽게 바라보고 있을때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부인이 문을 열자 한명의 노파가  있었습니다.

그녀를 보자마자 언젠가의 마녀라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문을 열어주자 마녀는 성큼성큼 집안으로 걸어들어오더니

한마디 말도 없이 마치 어디가 어딘지 아는듯이

곧바로 수조가 있는 방으로 갑니다.

 

남자는 마녀를 보자마자 화가 치솟아 오르는듯

마녀에게 따지기 시작합니다.

 

이게  무어요. 내가 언제 이런 골치덩이들을 원했었소.

당신이 준것들이니  다시 가져가시오.”

 

마녀는 입가에  웃음을 띄우며 남자에게 물었습니다.

 

 처음부터 하나만 선택하지 않았나?”

 

.. 알들 중에서 제일 좋은 알을 고르고 싶었소.

제일 훌륭하고  알도 나를 원하는

그래서 몇시간이나 알들앞에서 기다렸지만 아무일도 없었단 말이요.”

 

알은 알일뿐 당신에게 아무 대답도 할수 없다네.

단지 당신이 손을 뻗어 하나의 알을 골랐다면

 알은 당신과 당신부인의 애정에 보답하기 위해

가장 훌륭한 아이가 되어 주었을텐데...쯧쯧..”

 

잠시 말을 멈추었던 마녀는 얘기를 계속하였습니다.

 

당신은 아직 부모가 되기엔 너무 성급하군.

 아기들은 내가 다시 가져가기로 하지. “

 

마녀는 품속에서 조그만 지팡이를 꺼내들었습니다.

 

아부라 타부라 중얼중얼~”

 

깜짝 놀란 부인이 마녀를 말리기도 전에

마녀가 무엇인가 주문을 외우자

 

물고기들은 하나하나 알로 되돌아가

병으로 빨려들어갑니다.

쏴아아~” 하는 소리와 함께.

 

병이 알로 다시 가득차자

마지막에는 탁자위에 올려두었던

병뚜껑마저 병으로 ! 씌어지더니

저절로 돌아가 닫히는 것이였습니다.

 

마녀가 병쪽으로 양손을 뻗치자

병이 둥실 떠올라 마녀의 손안으로

두둥실 날아들어옵니다.

 

병을 안아든 마녀는

뒤에 서있던 부인에게 돌아서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바다에 데려가서

인어로  자라게 될것이니 안심하구려.

그럼 안녕히..”

 

~ 하는 소리와 연기속에

마녀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마녀가 사라지고 

한참후에도 남자와 부인은

멍하니 서있을 뿐이였습니다.

 

.. 우리 아가들이.. “

부인의 눈물속에

남자는 부인에게 아무런 위로의 말도 못한채

고개만 ~ 숙인채로 허탈하게 서있었습니다.

 

문뜩 남자는 자신의 가슴팍에서

무언가 깜박깜박..

빛을 발하고 있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이건..”

 

부인이 남자의 말을 듣고 바라보자

남자의 손에는 하나의 알이 들려 있었습니다.

 

이건  처음에 되돌린 알인데..

주머니속에 들어 있어서..

 

아마도.. 우리들을 위해서

할머니가 하나는 모른척 해주셨나봐요. “

 

여보. 우리 이번엔 어떤 모습의 아이가

나오더라도 사랑하며 키워봐요.“

 

그래.  아이가 우리만의 단하나의 아이인거야.”

 

두사람은 함께 수조에 마지막 남은 인어의 알을

조심히 집어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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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아빠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난후.. 아빠가 된다는 생각에 현재의 내 기분을 태어날 아기에게 보여줄 동화로 만들고 싶어 쓴 글입니다. 그림 실력이 없어 돌전에 동화책으로 만들어 준다는 계획은 포기했네요. 더 커서 글을 잘 읽게 되면 아빠가 그때 썼던 글이라고 보여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