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김연아 금메달 박탈 가능성? 또 어디서 퍼온거야?

My App Factory 2010. 3. 7. 03:14

막 잠자리에 들려다 김연아 금메달 박탈에 대한 블로그 글을 보고 황당한 마음에 글을 적습니다. 저는 현재 일본 동경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김연아가 금메달을 획득한 당일, 지인과 들른 술집에서 주변 일본인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고 기쁨을 함께한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2010/03/03 - [일본생활] - 제대로된 일본주를 마시고 싶다면? 우에노의 일본주Bar - 야간열차(夜行列車)

이전에는 일본언론의 피겨스케이팅 관련 방송을 보면 당연하게도 자국 선수인 아사다 마오에 대한 비중이 컸으나 지난 세계 선수권 대회이후로 두사람에게 거의 비슷한 분량을 할애한다고 느낄 정도로 김연아에게 호의적인 보도가 많아졌으며 이번 금메달 이후로는 일본언론조차 김연아에게 감탄하는 분위기라고 생각됩니다. 최근의 방송에서는 예전처럼 김연아는 이렇지만 우리 마오는 이렇다.. 라는 식의 비교도 별로 없었던듯합니다. 제 느낌으로는 이제는 김연아를 마오와 굳이 비교하거나 동급으로 볼수 조차 없을 정도의 차가 벌어졌다는걸 받아들인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에 기분좋던 요즈음이거늘, 오늘 보게된 황당한 기사 하나, 김연아 깍아내리기에 혈안이 된 일본이 올림픽 당시 김연아가 착용한 귀걸이를 빌미로 올림픽 헌장을 위반했으니 금메달을 박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말도 안되는 주장에 열이 확 치밀었지만.. 잠시 마음을 진정시키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요 몇일간의 일본 티비에서 그와 비슷한 말이나 언급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북한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의 사진이라며 한때 언론에 공개되었던 사진이 사실은 한국의 한 블로거의 사진이였으며 일본신문에서 잘못 계제한것을 제대로 확인도 않은 우리측 기자가 또다시 베껴와 벌어진 촌극이였지요. 글꺼리가 그렇게 없었는지 얼마전엔 일본인 메이져리거의 부인 가슴사이즈를 우리 언론에서 앞다투어 다루었다는 글도 본 적이 있습니다.

불탄님의 포스트 - 메이져리거 아내의 가슴 사이즈, 왜 이슈가 되어야 하나?


그래서 당장.. 우리나라 포털사이트중 1위인 네이버와 일본 포털 순위 1위인 야후!재팬에서 각각 동일한 키워드로 검색해 보았습니다. 사용한 키워드는 - 김연아 금메달 박탈 - 입니다. 검색결과는 링크로 걸어두었습니다. 


김연아 금메달 박탈





キムヨナ 金メダル剥奪

검색대상을 웹으로 하여 그나마 몇개 나옵니다. 뉴스로 제한하니 딱 하나 나오는군요.



예상했던 결과이지만 역시나 아주 황당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네이버측 검색 결과를 보시면 조중동의 메이져 언론부터 경제지까지 거의 대부분의 언론사에서 한마디씩 보태고 있습니다. 평소 많이 보이던 인터넷 매체들도 너도나도 동일한 뉴스를 남기고 있습니다. 캡쳐한 화면은 3번째 페이지로 여기까지 꽉꽉 들어차있습니다. 같은 기사를 게재한 곳이 너무 많아 하나하나 언급하기조차 귀찮을 지경입니다. 반면 야후재팬의 경우 J Cast, 로켓뉴스24, 그리고 2CH의 뉴스를 네비게이션한다는 2NN이라는 세곳의 기사가 보이는 외, 나머지는 모두 블로그이거나 위 기사를 링크한 포탈의 댓글등이 검색되고 있습니다. 2CH이 어떤 곳인지 아시는 분들은 짐작하실수 있는 규모에 비해 질낮은 곳(아주 방대하며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일본 최고의 커뮤니티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오로지 한국까기만을 즐기는 반한류들이 많기로도 유명합니다.)이며 그외 두군데조차 저로써는 듣보잡입니다. 한국언론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한 팝업777은 검색에서도 밀릴정도의 마이너인지 아예 보이지도 않는군요.(뉴스로 검색하면 J Cast만 나옵니다.) 저는 찾지도 못하겠는데 팝업777의 기사는 어디 있는건지? 혹시 모두들 중국쪽 기사만 보고 쓴건가요? - 중국어는 전혀 모르니 검증해 보지 못하는 점 사과드립니다. 


기사를 게재한 일본 매체가 어떤 곳들인지는 아래 링크로 들어가 보시면 대략 아실수 있으실듯 합니다.
http://www.j-cast.com/
http://www.excite.co.jp/
http://www.2nn.jp/


이후의 말투가 격해지는 점, 미리 사과드립니다.

정작 위 몇개의 사이트에서 나온 개소리는 별 화도 안 납니다. 백번 양보해서 설혹 일본의 메이져 신문사인 아사히나 요미우리에서 저딴 소리했더라도, 그렇게 매달리던 트리플악셀 성공하고도 은메달에 그친 아사다마오가 불쌍해, 짜식들 배 많이 아프지? 맘보야 삐딱하지만 우리 대인배 김연아를 봐서 참아주자.이러고 넘어가 줄듯합니다.  이정도면 너무 깨끗하게 승복한거 아닙니까? 지금 떠들어대는 위 사이트 몇몇은 관심받고픈 악플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듯 합니다만... 

그런데.. 우리측 언론들은 모하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화나는 건 이쪽입니다. 옆집 개가 한번 짖은것뿐이건만 그것도 조그맣게 짖어서 별로 시끄럽지도 않은것을 굳이 너도나도 끌어다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 결국 모두가 알도록 만들어버리는군요. 마치 아주~ 큰일이나 있었던 듯이 난리법석입니다. 좋은 기사는 발로 만들어진다라는 멋~진 말을 어디선가 들은듯도 하건만.. 위에 언급한 몇가지 사례들까지 더해 보면 요즘 몇몇 기자들은 발로 뛰어다니며 기사쓰는게 아니라 그시간에 웹서핑하며 껀수만 노리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예전의 저는 다음카페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블로그는 가끔 눈에 띄는 글이 올라올 경우에나(다음뷰등에서) 들러보는 정도였구요. 자신의 블로그를 만들고난 지금은 다른 사람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글을 읽는 시간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의 대부분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정보를 블로그를 통해 얻게 되며 느낀점은 좋은 글, 멋진 글을 쓰시는 블로그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일인매체로 당당히 자부하고 그 자긍심에 모자라지 않도록 공을 들여 글을 쓰시는 모습들, 흡사 취재라고 해야할 정도로 정보를 모으고 또 몇일동안 다듬어가며 글을 쓰시는 모습에 감탄해 마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반면 요즘 뉴스기사들을 보면 대부분 같은 곳에서 기사꺼리를 가져오는 지, 제목만 틀리고 기사내용은 거의 같은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제목들도 어찌나 자극적으로 사람 읽고싶어지도록 뽑아내는지 블로그 포스팅할때 글제목 정하는데는 아주 좋은 참고가 됩니다. 

제가 할말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여기저기 자극적인 것만 찾아다니는 몇몇 기자분들, 이제는 제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습니다.